박현경이 한국여자오픈 첫날 거리측정기 사용으로 실격 처리됐다. 평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는 허용되는 장비지만, 이번 대회는 대한골프협회(KGA)가 주관하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여서 다른 로컬룰이 적용됐다.

박현경은 11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제40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 1라운드 도중 실격됐다. KGA는 박현경이 1번 홀부터 3번 홀까지 거리측정기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고, 선수도 이를 인정해 실격 처리했다고 밝혔다.
박현경은 1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1언더파로 출발했지만, 4번 홀 플레이 중 규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서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핵심은 대회 주관 단체에 따른 규칙 차이다.
KLPGA 투어 일반 대회에서는 경기 중 거리측정기 사용이 허용된다. 고저차 기능 등 일부 기능을 제한한 일반 거리측정기는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여자오픈은 KLPGA 투어 메이저 대회로 분류되지만, 대회 주관은 KGA가 맡는다. KGA는 이번 대회에서 로컬룰 모델 G-5를 적용해 라운드 중 전자식 거리측정기를 사용해 거리 정보를 얻는 행위를 금지했다.
골프 규칙 4.3과 로컬룰 G-5에 따라 거리측정기 금지 규정이 적용되는 대회에서 첫 번째 위반은 2벌타, 두 번째 위반은 실격이다. 박현경은 1번부터 3번 홀까지 거리측정기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돼 반복 위반에 따른 실격 처분을 받았다.
같은 날 왕쯔쉬안도 1번 홀에서 거리측정기를 1차례 사용한 사실이 확인돼 2벌타를 받았다. 첫 번째 위반이었기 때문에 실격은 피했다.
비슷한 일은 2년 전에도 있었다.
2024년 한국여자오픈에서는 전우리가 경기 중 거리측정기를 사용해 실격됐다. 당시 대회 역시 KGA가 주관했고, 거리측정기 사용을 금지하는 로컬룰이 적용됐다. 전우리는 KLPGA 투어에서는 허용되는 장비라는 점 때문에 규정을 혼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국내외 주요 대회마다 거리측정기 사용 규정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KLPGA 투어와 LPGA 투어는 경기 중 거리측정기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LPGA 투어는 2021년부터 대회 중 거리측정기 사용을 허용했다. 그러나 USGA가 주관하는 US 여자오픈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이번 한국여자오픈처럼 내셔널 타이틀 대회에서는 일반 투어 규정이 아니라 주관 단체의 별도 로컬룰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여자 메이저 대회 안에서도 기준은 하나로 통일돼 있지 않다. US 여자오픈과 R&A가 주관하는 AIG 여자오픈은 거리측정기 사용을 금지한다. 반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셰브론 챔피언십, 에비앙 챔피언십 등에서는 거리측정기 사용이 허용된다.
선수 입장에서는 혼동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같은 시즌을 치르면서도 대회 주관 단체와 로컬룰에 따라 어떤 대회에서는 허용되고, 어떤 대회에서는 실격 사유가 된다. 특히 평소 투어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던 장비일수록 내셔널 타이틀이나 특정 메이저 대회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규칙 적용 자체는 명확하다. 대회 전 고지된 로컬룰을 확인하고 따르는 책임은 선수에게 있다. 거리측정기 사용이 일반화되는 흐름 속에서도 일부 메이저 대회와 내셔널 타이틀 대회는 여전히 야디지북과 캐디의 판단, 선수의 거리 계산 능력을 경기의 일부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