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강해진 이유를 보여준 경기였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일본은 적지 않은 악재를 안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에이스 미토마 가오루가 부상으로 탈락했고, 대회를 앞두고는 주장까지 전열에서 이탈했다. 전력 누수가 적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네덜란드전 초반 일본은 다소 움츠러든 모습이었다. 수비에 무게를 두고 경기를 시작했지만 결국 선제골을 내줬다. 상대는 유럽의 강호 네덜란드. 특히 일본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높이와 피지컬을 앞세운 팀이었다.
솔직히 경기 흐름을 보면서 일본도 무너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본은 무너지지 않았다.
두 차례 리드를 허용했지만 두 차례 모두 따라붙었다. 경기 내용이 압도적이었던 것도 아니고,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준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최근 일본이 강호들을 상대로 치른 경기 가운데 가장 고전한 경기였다.
그런데도 끝내 지지 않았다.
후반 막판 코너킥으로 만들어낸 동점골은 상징적이었다. 네덜란드의 최대 강점인 높이 축구에 고전하던 일본이 정작 세트피스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외신들도 일본의 이런 저력을 주목했다. AP통신은 일본이 두 차례 뒤진 상황에서도 끝내 따라붙은 극적인 무승부라고 평가했고, 영국 가디언은 후반 종료 직전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은 일본의 집념을 높게 샀다. 스카이스포츠 역시 “일본은 뒤질 때마다 답을 찾아냈다”며 회복력과 정신력을 주목했다.
독일과 스페인을 꺾고, 브라질과 잉글랜드를 상대로 경쟁력을 보일 때 일본 축구의 성장에 감탄했다.
하지만 오늘 네덜란드전에서 본 것은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잘할 때 강한 팀은 많다.
그러나 전력이 흔들리고, 경기 내용이 좋지 않고, 상대가 자신보다 강해 보이는 날에도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는 팀은 많지 않다.
일본은 이제 그런 팀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이날 2-2는 단순한 무승부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