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골프 남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김종필 프로가 40년 만에 아시안게임 무대로 돌아간다. 이번에는 한국 선수가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김종필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김기섭, 김성호, 곽유현과 함께 남자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당시 한국이 아시안게임 골프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었다. 대회가 열린 곳도 지금의 서울·한양CC였다.
40년 뒤 그의 역할은 완전히 달라졌다. 김종필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우즈베키스탄 남자 골프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한다. 이번 대회는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일본 아이치현과 나고야 일원에서 열리며, 골프는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가스가이CC에서 진행된다.
우즈베키스탄과의 인연은 2020년 시작됐다. 지인의 소개로 우즈베키스탄 골퍼 카나트 쿠르바날리예프를 만나면서다. 김종필은 “재능 기부할 생각이 없느냐는 제안을 받고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했다.
김종필은 선수 은퇴 후 코치로도 이름을 알렸다. 옥태훈 등 여러 투어 선수를 지도하며 오랫동안 현장을 지키고 있다. 아들 김규태 프로도 골프 코치의 길을 걷고 있다. 김규태는 현재 임성재의 퍼팅과 쇼트게임 인스트럭터로 활동하는 등 부자가 대를 이어 선수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카나트는 이후 한국을 주기적으로 찾아 한두 달씩 머물며 김종필에게 레슨을 받았다. 기량이 향상되면서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김종필은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대표 선수들의 동계훈련도 지도했다. 이후 카나트가 우즈베키스탄 골프협회에 김종필을 대표팀 감독으로 추천했고 협회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다.
김종필은 이번 대회에 남자 선수 3명을 이끌고 출전한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의 골프 환경을 “한국의 1970년대 후반이나 1980년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선수층과 훈련 여건은 충분하지 않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목표도 분명하다. 김종필은 “개인전 메달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을 향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김종필은 “다른 나라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한국 남녀 대표팀이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종필은 앞으로 중앙아시아 골프 발전을 돕는 일을 계속할 생각이다. “건강이 허락한다면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처럼 이제 골프의 길을 만들어 가는 나라에서 내가 가진 경험과 기술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1986년 서울에서는 선수로 금메달을 땄다. 2026년 일본에서는 다른 나라의 선수들을 이끄는 감독으로 출발선에 선다. 김종필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40년을 사이에 둔 또 하나의 골프 인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