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골퍼는 스윙이 한순간에 무너졌는데도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해 답답해했던 경험이 있다. 레슨 프로를 찾아가고, 자신의 스윙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돌려보며, 인터넷을 샅샅이 뒤지는 등 경기력을 되찾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최근 이러한 복잡한 진단과 극복의 과정이 비단 아마추어 골퍼들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사실이 흥미로운 사건을 통해 증명되었다.

지난 5월 31일 막을 내린 LIV 골프 코리아에서 주장으로 활약하며 팀(Crushers GC) 우승을 이끈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디섐보는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자신의 스윙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수정하기 위해 구글의 인공지능(AI) 비서 ‘제미나이(Gemini)’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밝혀 미디어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디섐보의 설명에 따르면, 스윙의 미세한 균열은 대회 첫 라운드 후반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임팩트 순간 손이 몸보다 지나치게 앞서 나가는 현상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클럽 페이스를 적절한 타이밍에 닫아주는(턴오버) 메커니즘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것이다.

디섐보는 당시의 답답했던 상황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첫 라운드 초반만 해도 감이 정말 좋았다. 스윙 메커니즘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리듬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손이 앞으로만 밀고 나가는 느낌이 들면서 클럽 페이스를 제대로 돌려 닫을 수가 없었다. 의식적으로 제어하려고 노력해도 클럽이 도무지 따라오지 않았다.”

이후 두 라운드 동안 디섐보는 필드 위에서 고독한 사투를 벌였으나, 스윙 문제는 좀처럼 스스로 해결되지 않았다. 토요일 3라운드를 마친 뒤에는 연습장에서 몇 시간 동안 머무르며 온갖 방법을 동원해 샷을 가다듬었지만, 끝내 결정적인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사실 연습장에서 피를 말리는 노력을 하고도 명확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라는 그의 고백은 당시의 깊은 고뇌를 짐작하게 한다.

막막한 상황에서 ‘필드의 물리학자’라는 별명다운 그의 독창적인 발상이 빛을 발했다. 그가 최종 라운드를 앞둔 밤, 마지막 구원투수로 선택한 대상은 다름 아닌 AI 제미나이였다.

디섐보는 “그날 밤 숙소에서 AI와 꽤 오랜 시간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클럽 헤드가 회전할 때 가해지는 다양한 물리학적 원리들을 하나씩 검토했다. 특히 스윙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역학 관계인 ‘알파 토크(alpha torque)’와 ‘감마 토크(gamma torque)’ 같은 전문적인 개념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AI와 정밀하게 대조해 나갔다”라고 설명했다.

인간 프로 골퍼와 인공지능의 이 이색적인 밤샘 합동 작업은 결국 결정적인 돌파구를 찾아냈다. 디섐보는 제미나이와의 방대한 데이터 검토를 통해 스윙 난조를 유발한 근본적인 원인이 다름 아닌 ‘그립 압력(grip pressure)’과 그로 인한 ‘근육의 과도한 긴장(tension)’에 있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스윙을 강제로 교정하려다 보니 손과 몸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갔고, 이것이 클럽의 자연스러운 회전을 방해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이었다.

AI의 명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처방전을 얻은 디섐보는 최종 라운드에서 곧바로 효과를 보았다. 그는 “오늘은 양손의 그립 압력을 낮추고 조금 더 자유로운 느낌으로 플레이했다. 그러자 다운스윙에서 클럽의 무게와 움직임이 훨씬 직관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클럽 페이스를 원하는 타이밍에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되면서, 공을 다시 정타로 맞히기 시작했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실제로 그는 마지막 날 맹타를 휘두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동시에 개인전 3위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는 환한 미소와 함께 “이제 올바른 방향으로 다시 궤도에 올라섰다는 확신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디섐보의 ‘AI 처방전’ 소식은 골프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다. 첨단 장비와 트랙맨 데이터 분석을 넘어, 이제는 AI와의 심도 있는 이론적 교감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실질적인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특히 몇 주 후 시네콕 힐스(Shinnecock Hills)에서 개최될 예정인 US 오픈 무대에서, 디섐보가 이번에 회복한 완벽한 샷감과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전 세계 골프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과학과 스포츠의 결합을 몸소 실천하는 그의 행보가 메이저 무대에서 어떤 결실을 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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