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빈(24·신한금융그룹)이 돌아왔다. 2024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를 평정하며 6관왕에 올랐던 그는 리브(LIV) 골프 도전과 부상, 부진을 거친 뒤 다시 국내 무대 정상에 섰다. 그리고 우승 직후 가장 먼저 꺼낸 목표는 다시 한 번 KPGA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제네시스 대상이었다.

장유빈은 14일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코스(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 KPGA 클래식 위드 아임비타(총상금 7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이글 1개, 보기 3개를 기록해 10점을 추가했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최종 합계 49점을 기록한 장유빈은 45점의 박은신을 4점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1억4000만원이다.

2024년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우승 이후 1년 8개월 만에 우승이자 개인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이번 우승은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장유빈은 2024년 K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 최저타수상 등 주요 타이틀을 휩쓸며 6관왕에 올랐다.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으로 떠오른 그는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초 PGA투어 도전의사를 밝혔으나, LIV로 급선회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LIV 골프와 계약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부상까지 겹치면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고, 결국 올 시즌 국내 복귀를 선택했다.

복귀 이후에도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우리금융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예전 같은 경기력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시즌 8번째 출전 대회에서 마침내 정상에 오르며 부활을 알렸다.

특히 공격적인 플레이를 장려하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은 장유빈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이 방식에서는 버디 2점, 이글 5점, 앨버트로스 8점을 얻는 반면 보기는 1점을 잃고 더블보기 이상은 3점이 감점된다. 안정적인 플레이보다 과감한 공격이 중요한 포맷이다.

3라운드까지 5점 차 선두였던 장유빈은 최종일 초반부터 승기를 잡았다. 1번 홀 버디로 출발한 뒤 5번 홀(파5)에서 이글을 낚으며 경쟁자들과 격차를 벌렸다. 이어 6번 홀과 8번 홀 버디까지 더해 전반에만 10점을 획득했다.

후반 들어 11번 홀과 15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추격을 허용하는 듯했지만 14번 홀 버디로 만회했고, 남은 홀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후 장유빈은 “이번 대회는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은 대회”라며 “1라운드가 열린 목요일이 생일이었는데 이번 우승이 나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볼 컨트롤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며 “퍼트와 샷, 어프로치까지 마음대로 되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부진을 극복한 비결은 기본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그는 전지훈련 기간 쇼트게임 훈련 비중을 크게 늘렸고, 스윙 리듬과 셋업을 세밀하게 점검했다. 백스윙 리듬을 조정하고 공과의 거리를 미세하게 수정한 것이 효과를 냈다. 최근에는 퍼터도 교체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LIV 골프에서의 경험도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장유빈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플레이한 경험 하나하나가 모두 자산”이라며 “오늘 후반에도 불안한 순간이 있었지만 지난해 경험 덕분에 큰 실수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선은 다시 시즌 전체를 향한다.

그는 “아직 대회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올해 최우선 목표는 여전히 제네시스 대상”이라며 “그 이후의 계획은 나중에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인 목표는 분명했다.

“PGA 투어에 도전하고 싶어서 다시 KPGA 투어에 복귀했다.”

지난해 한국 남자골프를 대표하는 선수로 떠올랐던 장유빈은 우승과 함께 다시 출발선에 섰다. 제주에서의 우승은 단순한 부활이 아니라, 다시 세계 무대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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