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의 ‘원조 골프’ 이야기 (5) 골프의 비용과 윔블던 이펙트

영국 골퍼들은 대개 소속 클럽이 있죠. 소속 클럽은 거의 모두 연회비 제도이고, 캐디는 거의 쓰지 않으며 가방을 끄는 트럴리도 자기 것을 가지고 다니니까, 연회비 이외의 추가 비용은 없죠. 친구 클럽에 가서 골프를 칠 때 이외에는 돈이 안든다고 봐야죠. 그리고 그런 일도 별로 없어요. 멤버 친구의 날 같이 공짜로 치는 날 가서 치고요.

그러면 연회비는 얼마인가? 보통 동네의 그래도 괜찮은 골프클럽이 2000파운드 내외라고 봐야합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명문코스를 보유한 곳도 대게 그렇다고 봐야합니다. 그들 클럽은 방문자 그린피로 많은 돈을 벌기 때문에 멤버에게 연회비를 많이 받을 필요가 없어요. 많이 벌어도 누가 가져가는 것도 아니니까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구요.

제일 비싼 곳은 최근에 외국 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곳인데, 그런 곳은 일년에 1만 파운드에서 1만 5천 파운드짜리 연회비도 있어요. 그러면 진짜 진짜 high end죠.

그리고 아주 관리가 좋고 멤버인 곳이 자랑스럽지만, 그렇다고 비지터가 많이 방문할 정도의 명문 코스는 아니건나, 비지터를 아애 받지 않는 것은 4천에서 8천 파운드 사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대략적으로 지금 거리의 동네 좋은 골프클럽이 2천 파운드라고 하면 우리 돈으로 4백만원이죠. 환율이 올라서요. 매일 골프를 친다면, 1만원이 조금 넘는 비용으로 친다고 봐야죠. 실제로 매일 치는 사람이 있는가? 저는 그런 사람은 별로 없다고 보지만, 골프코스가 워낙 집에서 가까우니까 할 일 없으면 골프를 치거나 골프클럽에 오는 사람은 아주 많다고 봐야죠. 행정 구역상 Greater London에만 90개 골프코스가 있고, 외관순환도로 안에만 150개가 있으니까, 어디나 골프코스가 가깝다고 봐야죠.

그러면 여행이나 특별한 날 빠지고 겨울에 좀 안치고 한다면, 200번 골프 치는 일은 흔한 일이라고 봐야죠. 그렇다면 한 번에 2만원 꼴로 골프를 즐긴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음료수나 음식을 먹겠지만, 골프클럽 가격이 주변 음식점 가격보다 오히려 조금 싸다고 봐야하니까, 오히려 골프를 치는 것이 돈을 버는 것일 수도 있죠.

주니어 연회비는 거의 100파운드 미만이 태반이고, 전총의 명문 클럽일수록 더 싸고, 런던 시내에 가까워 비싸다고 하도 200파운드 내외라고 할 수 있으니, 거의 공짜죠. 주니어는 그야말로 안치면 손해죠.

이런 좋은 환경을 감안한다면, 영국 사람들이 골프를 잘 친다고 하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잘 쳐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 30년간 디오픈 우승자가 생각나는 영국인이 로리 맥길로이, 대런 클락, 폴 로리 정도죠? 닉 팔도는 우승한지 30년도 넘었고요.

이런 현상을 윔블던 이펙트라고 하죠. ‘무대는 마련해 주는데, 과실은 외국인이 다 가져가는 현상을 말이죠.’

테니스도 그렇잖아요? 영국 사람들은 테니스를 정말 많이 치는데, 앤디 머레이가 윔블던을 우승한 것이 77년만이잖아요.

그래도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가져가는 것은 아니죠. 윔블던과 디오픈으로 버는 직간접적인 돈이 어마어마하니까요. 경제에 큰 임팩트를 주니까요. 돈은 사실 선수가 버는 게 아니라, 영국 사회 전체가 벌죠.

그래도 다음 편에서 왜 영국인은 테니스나 골프를 인프라 대비하여 잘 못치는지 이야기해 볼께요.

London Life 2.0 – (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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