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골프 팬들의 이목이 잉글랜드 출신의 두 형제에게 집중되고 있다. 매주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는 프로 골프 세계에서, 맷 피츠패트릭과 앨릭스 피츠패트릭 형제가 전례 없는 진기록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각각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 월드투어라는 세계 양대 메이저 투어에서 단 일주일 간격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골프 역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골프 전문 매체인 골프채널 역시 **”형제가 PGA 투어와 DP 월드투어 대회에서 2주 연속으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라며 이들의 역사적인 성과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단순한 우승을 넘어, 서로에게 끊임없는 영감과 동기를 부여하며 함께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른 이들 형제의 이야기는 스포츠가 줄 수 있는 최고의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극적인 대역전극, 앨릭스 피츠패트릭의 DP 월드투어 생애 첫 우승
이 위대한 형제 대기록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 것은 동생인 1999년생 앨릭스 피츠패트릭이었다. 앨릭스는 29일(현지시간) 인도 구루그람에 위치한 DLF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7천416야드)에서 막을 내린 DP 월드투어 히어로 인도오픈(총상금 255만 달러)에 출전하여 감격스러운 생애 첫 DP 월드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날 펼쳐진 최종 라운드는 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 그 자체였다. 선두였던 스페인의 에우헤니오 차카라는 4타 차 단독 선두로 여유롭게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다. 반면 앨릭스는 초반 5번 홀까지 보기만 2개를 범하며 선두 차카라에게 무려 6타 차까지 뒤처지는 크나큰 위기를 맞았다. 어느 누구도 앨릭스의 우승을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열세였다. 하지만 이 순간부터 앨릭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그는 이후 이어진 10개의 홀에서 무려 7개의 버디를 몰아치는 폭발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불을 뿜는 듯한 버디 행진 덕분에 그는 순식간에 차카라를 제치고 1타 차 선두로 도약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앨릭스의 맹추격에 흔들린 탓인지, 굳건해 보였던 선두 차카라는 경기 후반부에 접어들며 3개 홀 연속 보기를 범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급격하게 무너져 내렸다. 차카라는 결국 마지막 날 75타를 적어내며 선두에서 4타 차로 밀려나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앨릭스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하는 아찔한 실수를 범했지만, 앞서 폭발적인 버디 행진으로 벌어둔 타수 덕분에 최종 3언더파 69타, 합계 9언더파로 경기를 마감하며 2타 차의 짜릿한 역전 우승을 확정 지었다. 앨릭스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경기 중에 내가 버디를 몇 개나 잡았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저 매 순간 끝까지 버티고 집중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다”라며 숨 막혔던 역전극의 순간을 벅찬 감동으로 회상했다.
형 맷 피츠패트릭의 선전과 든든한 이정표
동생의 극적인 우승이 있기 불과 일주일 전, 형인 맷 피츠패트릭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며 대기록의 장엄한 서막을 열었다. 동생 앨릭스보다 5살 위인 맷은 2022년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을 제패한 명실상부한 세계 최정상급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주 발스파 챔피언십 우승으로 PGA 투어 통산 3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으며, 이미 DP 월드투어에서도 10승을 거둔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맷의 최근 기세는 매우 매섭다. 그는 발스파 챔피언십 우승에 앞서 2주 전에 열린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절정에 달한 샷 감각을 뽐내고 있었다. 이러한 형의 눈부신 활약과 묵묵히 걸어가는 챔피언의 길은, 뒤를 따르는 동생 앨릭스에게 크나큰 자극제가 됨과 동시에 자신도 할 수 있다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는 든든한 이정표가 되었을 것이다.
“나의 우상인 형”, 위대한 형제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
형제가 양대 투어에서 나란히 우승하는 것은 단순한 실력 이상의 강인한 멘탈과 서로를 향한 특별한 유대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언제나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는 형의 모습을 지켜보며 성장해야 했던 앨릭스는 챔피언의 동생이라는 수식어가 주는 무게감을 이겨내야 했다. 앨릭스는 이번 우승 후 가진 진솔한 인터뷰를 통해 형을 향한 각별한 마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형에 이어서 DP 월드투어 우승자 대열에 마침내 합류하게 되어 너무나도 기쁘다”며 감격을 표했다. 이어서 그는 “끊임없이 누군가가 이루어 놓은 엄청난 업적과 찬사를 뒤쫓아가야만 하는 입장이 때로는 매우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다”며 위대한 챔피언을 형으로 둔 동생으로서 느꼈을 압박감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이내 “그러나 다행히도 그 쫓아야 할 대상이 다름 아닌 나의 형이기 때문에 그 과정이 결코 끔찍하지만은 않다. 우승자 명단에 형과 함께 이름을 올리게 되어 무척 다행이고 기쁘다”며 끈끈한 형제애를 과시했다. 또한 앨릭스는 **”형은 내게 있어 절대적인 우상과도 같은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형을 닮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형제가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굳은 다짐을 밝혔다.
쌍둥이 호이고르 형제의 기록을 넘어선 역사적 성과
골프계에서 형제가 투어 대회 우승을 합작하며 화제를 모은 사례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DP 월드투어에서는 과거에도 형제가 2주 연속으로 정상을 차지한 진기록이 존재했다. 지난 2021년 8월 마지막 주, 오메가 유러피언 마스터스 대회에서 라스무스 호이고르(덴마크)가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고, 곧바로 이어진 9월 첫 주 DS 오토모바일스 이탈리아오픈에서는 그의 쌍둥이 형제인 니콜라이 호이고르가 연달아 정상에 오르며 유럽 골프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하지만 피츠패트릭 형제가 이번에 써 내려간 대기록은 과거 호이고르 쌍둥이 형제의 성과와는 또 다른 차원의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호이고르 형제의 연속 우승이 DP 월드투어라는 단일 투어 무대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맷과 앨릭스 피츠패트릭 형제는 전 세계 골프 투어를 양분하고 있는 PGA 투어와 DP 월드투어라는 각기 다른 양대 메이저 무대에서 2주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모이는 각기 다른 환경의 투어에서 두 형제가 모두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완벽하게 증명한다.
이처럼 치열한 프로 스포츠의 세계에서 맷 피츠패트릭과 앨릭스 피츠패트릭 형제가 보여준 놀라운 성과와 끈끈한 형제애는 전 세계 골프 팬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형의 뒤를 쫓아 마침내 자신만의 날개를 펼치기 시작한 앨릭스, 그리고 세계 골프계의 정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맷. 골프 역사상 전무후무한 양대 투어 연속 제패라는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세운 피츠패트릭 가문의 두 형제가 앞으로 또 어떤 눈부신 플레이와 스토리로 전 세계 팬들을 열광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