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PGA 투어 시즌이 하와이에서 열리는 ‘소니 오픈(Sony Open)’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리는 가운데, 투어 측은 선수와 캐디들에게 경기 운영의 공정성을 높이고 모호한 ‘회색 지대(gray areas)’를 줄이기 위한 6가지 주요 규정 변경 사항을 공지했다. 이번 변화는 USGA(미국골프협회)와 R&A(영국왕립골프협회)의 모델 로컬 룰(Model Local Rules) 개정 사항을 반영한 것으로, 경기 속도와 합리적인 판정을 위한 조치들이 대거 포함되었다.
다음은 이번 시즌부터 적용되는 6가지 주요 규정 변화의 상세 내용과 배경이다.

1. 볼 움직임에 대한 벌타 완화 (Ball Movement)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선수가 자신의 볼을 움직였는지 인지하지 못했을 때 적용되는 벌타 규정의 완화다.
- 기존: 선수가 자신의 정지된 볼을 움직이게 한 원인을 제공했고, 이를 인지하지 못해 원위치로 돌려놓지 않고 플레이한 경우, ‘오소 플레이(playing from the wrong place)’로 간주되어 2벌타가 부과되었다.
- 변경 (2026): 선수가 볼이 움직였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거나, 자신이 볼을 움직이게 했을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플레이를 진행했다면, 벌타는 1벌타로 감경된다.
- 배경: 고화질 카메라 중계가 일상화된 현대 골프에서, 선수조차 느끼지 못한 미세한 볼의 움직임이 사후 비디오 판독으로 드러나 과도한 벌타를 받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는 선수에게 ‘의심의 이익(benefit of the doubt)’을 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단, 볼이 움직인 사실을 알고도 리플레이스 하지 않은 경우에는 여전히 2벌타가 유지된다.
2. 박힌 볼(Embedded Ball) 구제 확대
페어웨이 등 일반 구역(general area)에서 박힌 볼에 대한 구제 범위가 대폭 확대되었다.
- 기존: 자신의 볼이 지면에 박혔을 때, 그 피치 마크(pitch mark)가 자신의 볼에 의해 만들어진 경우에만 무벌타 드롭이 허용되었다. 다른 선수가 만든 피치 마크에 볼이 들어간 경우에는 구제받을 수 없었다.
- 변경 (2026): 페어웨이 높이 이하로 깎인 구역(페어웨이, 프린지 등)에 있는 ‘어떤’ 피치 마크에라도 볼이 박히면 무벌타 구제를 받을 수 있다. 즉, 앞서 플레이한 동반자나 다른 그룹의 선수가 만든 피치 마크에 불운하게 볼이 박힌 경우에도 구제가 가능해졌다.
- 배경: 이는 “페어웨이로 잘 친 샷이 불운하게도 남이 만든 구멍에 빠져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상식적인 접근이다. 다만, 이미 보수된 피치 마크나 예초기가 지나가 눌린 자국 등은 구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있다.
3. 내부 OB (Internal Out of Bounds) 적용 한정
코스 내 특정 구역을 OB로 지정하는 ‘내부 OB’ 규정이 티샷에만 한정되도록 변경되었다.
- 기존: 내부 OB 구역은 티샷뿐만 아니라 세컨드 샷이나 이후의 모든 플레이 과정에서 동일하게 OB로 간주되었다.
- 변경 (2026): 내부 OB는 ‘티잉 구역에서 플레이하는 스트로크(티샷)’에만 적용된다. 티샷 이후의 플레이 과정에서 해당 구역으로 볼이 들어가는 것은 OB로 처리되지 않는다.
- 배경: 내부 OB는 주로 선수들이 인접한 다른 홀의 페어웨이를 이용해 코스를 가로지르는 ‘지름길 플레이’를 막기 위해 설정된다. PGA 투어 경기 위원회 부회장 스티브 린툴(Steve Rintoul)은 “내부 OB는 티박스에서 다른 홀로 샷을 쏘는 것을 막기 위함이지, 나무 뒤에서 트러블 샷을 하려다 잠시 그 구역을 이용하는 선수까지 벌하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트러블 상황에서 탈출하려는 선수들에게 더 많은 공략 옵션이 제공될 전망이다.
4. 그린 주변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 (Obstructions Near Greens)
그린 주변의 스프링클러 헤드 등 인공 구조물에 의한 구제 범위가 구체화되고 넓어졌다.
- 기존: 그린에서 2클럽 길이 이내에 있는 고정된 장해물(주로 스프링클러)이 플레이 선상에 걸릴 경우 구제를 받았다.
- 변경 (2026): 구제 대상 장해물의 범위가 **’마이크 구멍(microphone holes)’**이나 다른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을 제거하면서 생긴 지면 손상 등으로 확대되었다.
- 배경: 중계 기술의 발달로 그린 주변에 마이크나 카메라 케이블 등이 매설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린툴 부회장은 “마이크를 뽑아낸 자리에 큰 구멍이 생겨 곤란해하는 선수들이 있었지만, 기존 규정으로는 구제해 줄 근거가 부족했다”며 규정 신설의 이유를 밝혔다. 이제 선수들은 방송 장비 등으로 인한 코스 훼손 구역에서도 정당하게 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5. 파손된 클럽 (Broken Clubs) 교체 허용
라운드 중 파손된 클럽에 대한 규정이 완화되어 선수들의 장비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 기존: 라운드 중 클럽이 파손되더라도, 외부의 힘(화가 나서 내리치는 등)이 아닌 자연스러운 플레이 과정에서 파손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수리나 사용이 가능했으며, 교체는 매우 까다로웠다.
- 변경 (2026): 플레이 과정에서 클럽이 심각하게 파손된 경우(단, 선수의 고의적인 남용 제외), 자신이나 다른 사람이 코스에서 휴대하고 있는 부품을 사용하여 수리하거나 교체할 수 있다.
- 상세: 예를 들어 드라이버 헤드가 깨진 경우, 여분의 헤드를 가방에 가지고 있거나 동반 플레이어(또는 갤러리 등 코스 내 인원)가 가지고 있는 부품을 빌려 조립해 사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단, 빌리는 행위에 대한 세부 규정은 투어 로컬 룰에 따름). 이는 조절 가능한 클럽(adjustable clubs)이 대중화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6. 프리퍼드 라이 (Preferred Lies) 구역 축소
악천후 시 적용되는 ‘프리퍼드 라이(볼을 집어 닦은 뒤 좋은 라이에 놓는 것)’의 허용 범위가 축소되었다.
- 기존: 볼을 놓을 수 있는 구역이 원래 위치에서 1클럽 길이 이내였다.
- 변경 (2026): 이 구역이 ‘스코어카드 길이(scorecard-length, 약 11인치)’ 이내로 대폭 축소되었다.
- 배경: 1클럽 길이는 약 46인치(드라이버 기준)에 달해, 선수가 원래 위치와 전혀 다른 각도나 라이에서 샷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과도한 이점을 제공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스코어카드 길이’는 이미 DP 월드투어 등 다른 단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준으로, PGA 투어 측은 이를 “경기의 공정성을 높이고 볼을 원래 위치와 더 가까운 곳에 놓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김(Michael Kim) 등 일부 투어 프로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린 주변 칩샷 각도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막는 훌륭한 변화”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요약 및 전망 이번 2026년 규정 변화는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억울한 벌타’를 줄이고(볼 움직임, 박힌 볼), 코스 공략의 합리성을 보장(내부 OB, 장해물 구제)하는 한편, 경기력 외적인 요소를 배제하여 변별력을 높이는(프리퍼드 라이 축소)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이 새로운 규칙들은 이번 주 하와이 호놀룰루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소니 오픈부터 즉시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