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 신지애와 호주 멜버른 전지 훈련과 대회 출전
거센 바림이 부는 호주 멜버른에서 ‘예쁜 사막의 여우’ 임희정(26)이 희망의 길을 찾고 있다. 임희정은 지난 1월9일 ‘골프지존’ 신지애(38)가 훈련 중이던 호주의 멜버른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신지애와 함께 하루 종일 골프에 몰입하는 수행에 가까운 동계 훈련을 하고 있다. 15일 개막한 ‘빅 오픈(Vic Open)’에도 출전해 2라운드까지 공동 12위를 달렸다.
◇ ‘바람의 땅’ 멜버른에서 확인한 가능성
임희정은 16일(한국 시각) 호주 멜버른의 13th 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계속된 빅 오픈 2라운드에서 견고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곳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과 변덕스러운 날씨로 악명 높은 곳이다. 링크스 코스 특유의 딱딱한 페어웨이와 깊은 러프는 선수들에게 정교한 샷 메이킹과 강인한 멘탈을 요구한다.
임희정은 바람을 태우는 낮은 탄도의 샷과 위기 상황에서의 리커버리 능력은 전성기 시절의 감각이 돌아왔음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는 호주골프협회(Golf Australia)와 WPGA, PGATA 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이벤트로, 남녀 선수가 동일한 코스에서 동시에 경기를 치르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임희정에게는 단순한 훈련을 넘어, 낯선 환경과 잔디, 그리고 세계 각국의 선수들과 경쟁하며 실전 감각을 극한으로 끌어올릴 기회다.

◇ 교통사고 악몽 떨치고… 지난 가을의 약속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5승에 빛나는 임희정은 2022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시련의 시간을 보내다 지난해 톱10에 8차례 오르는 등 전성기 모습을 되찾고 있다. 한때 특유의 정교한 스윙의 흔들리며 성적 부진이 이어졌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우승이 임박했음을 보여준 터닝 포인트는 2025년 11월 9일, 경기 파주시 서원힐스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최종전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이었다. 임희정은 최종 3라운드에서 황유민, 이동은과 치열한 연장 접전을 벌였다. 비록 우승컵은 황유민에게 내주었지만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며 “임희정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당시 챔피언조에서 보여준 집중력과 투지는 사고 후유증을 완전히 떨쳐냈음을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 ‘롤모델’ 신지애에게 배우는 챔피언의 품격
임희정은 평소 자신의 롤모델로 꼽아왔던 신지애와 동행하며 24시간을 함께하고 있다. 신지애는 한국, 미국, 일본 투어를 모두 제패하며 통산 66승을 거둔 살아있는 전설이다.
임희정은 이번 훈련의 목표를 명확히 했다. 바로 ‘퍼팅 마스터’가 되는 것이다. 샷에 이어 그린 위에서도 승부사 기질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말 그대로 퍼터를 ‘뽀개고’ 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더불어 멘탈적인 부분에서의 성숙도 꾀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신지애의 ‘포커페이스’와 경기 운영 능력은 임희정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두 선수는 훈련 내내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스윙 기술부터 선수로서의 마음가짐까지 깊은 교감을 나누고 있다고 한다.
◇ 2026년, 사막의 여우는 다시 뛴다
임희정은 2026 KLPGA 투어에서 다시 필드를 지배하는 ‘예쁜 사막의 여우(팬들이 붙여준 애칭)’로 돌아올 것을 다짐하고 있다. 멜버른에서 보여주는 부활의 노래가 올 시즌 국내 필드에서 어떤 하모니로 울려 퍼질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