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사람들은 게임을 만드는 재능을 타고 났다. 모든 현대적 게임이 그들의 손을 거쳐 제도화되었다.

골프는 스코틀랜드 남성들이 만들었지만, 핸디캡은 잉글랜드 여성들이 만들었다. 그 협회에 스코틀랜드 여성들은 거의 참여하지 않았고, 남성들은 냉소를 보냈지만, 지금에 와서 핸디캡 없는 골프를 상상하기 어렵다.

핸디캡은 직전 20개 라운드 중 성적이 좋은 8개의 평균이며, 넷 더블 이하는 카운트하지 않는 것이 대략적인 개요다.

핸디캡은 소속 골프 클럽이 확인해주며, 잉글랜드에서는 My England라는 앱을 통해서 소속 골프클럽이 없는 사람도 자신이 핸디캡을 만들고 인증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핸디캡이라는 것이 엄중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는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이 입력하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낮게 또는 높게 조정할 수 있다.

여기서 핸디캡이 신뢰에 기반한 스코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영국 사회가 신뢰에 기반한 사회라는 것을 보여준다. 신뢰에 기반한 사회라는 것이 더 좋은 사회라거나 선진된 사회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회 운영 방식이 그렇다는 것이다.

영국 사회는 투표할 때 신분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본인이 David Dean이라고 하면, 그렇다고 인정해주고 투표 용지를 건내 준다. 영국은 전국 단위 시험인 GCSE나 A레벨도 본인 학교에서 학교 행정팀의 감독하에 이뤄진다. 대학 지원은 A레벨 성적이 나오기도 전에 자신의 과목 선생님이 예측한 예상 A레벨 성적으로 이뤄지고, 선발이 이뤄진다.

이런 시스템 하에서 자신이 주장하는 핸디캡은 유효한 것으로 인정되며, 그 핸디캡으로 대회가 치뤄진다.

핸디캡을 속이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된다.

개인의 주장을 믿지 않는 사회에서는 핸디캡이 의미를 가지지 않는데, 그래서 고안된 방식이 페리오, 신페리오 방식이다. 이 방식이 모든 골프대회를 통틀어 가장 재미없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불신에 기반하고 있기도 하고, 재회를 재미없게 만드는 스타일이어서 영국과는 특히 오리지널 골프와는 1도 관련이 없는 방식이다. 골프의 본질에서 한참 벗어난 방식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상한 것은 영국의 한인 골프대회도 이 방식을 쓴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신도 사회를 발전시키는 방식이어서, 핸디캡은 보다 객관적인 방식으로 점점 진화하고 있고 그렇게 될 것이다.

올드코스와 뮤어필드 같은 곳에서 핸디캡 요청서를 요구하는데, 그것은 다른 골퍼의 플레이에 지장을 줄만한 최저 실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보다 엄밀히는 골퍼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은 골퍼 신분증 같은 것을 준비시키는 것이다.

어디에서도 신분증을 요청하지 않는 영국 사회에서는 매우 독특한 문화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핸디캡 증명서를 주의깊게 확인하지는 않는다. 준비해서 오라고 말하지만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고, 보여 달라고 해도 쓰윽 보여주고 흔들면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 간다.

그리하여 핸디캡 증명서는 실제로 스코어 확인용이라기 보다는 ‘나는 골퍼다’라는 선언서 같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소속 클럽이 있으면 그곳에서 발행해 줄 것이고, 아무 앱이나 핸디캡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사설 앱이면 되고, 만일 그것도 없다면, 같이 어울리는 골프 모임에서 자체 형식을 만들어도 된다.

문제는 골퍼라는 자부심이니까 말이다. 골퍼라는 자부심이 있다면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고무줄로 핸디캡늘 말하는 경우도 있을 수 없겠다. 예전에는 인천 당구가 짜다고 했는데, 골프는 어디 골프가 짠지 궁금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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