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개막전 54홀 축소, 결국 공식 사과

악천후 이유로 조기 종료… 예비일 활용 안 해 논란

소렌스탐 “끝까지 했어야”… 형평성 문제 불거져

대니엘 강 “PGA는 대회 축소가 최후의 선택, LPGA는 첫번째 선택”

2026시즌 개막전을 54홀 경기로 축소한 LPGA 투어가 결국 공식 사과했다. 악천후를 이유로 대회를 단축했지만, 월요일이나 화요일 경기를 치를 수 있었음에도 이를 선택하지 않은 결정이 선수와 팬들의 거센 비판을 불러오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LPGA투어 커미셔너 크레이그 케슬러의 사과를 보도한 골프닷컴 기사. /골프닷컴

LPGA 투어 커미셔너 크레이그 케슬러는 선수들에게 보낸 메모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결정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며 사과했다. 미국 골프위크와 골프다이제스트 등은 4일 케슬러의 사과 메시지를 일제히 전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대회는 지난 2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다. 이 대회는 원래 72홀 4라운드로 예정돼 있었으나, 추위와 강풍 등 기상 악화를 이유로 54홀 대회로 축소됐다. 최종일 일부 선수들은 3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렀지만, 전날 이미 3라운드를 마친 넬리 코르다(미국)는 추가 경기 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추격하던 선수들은 역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대회 직후 “왜 월요일 경기를 치르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반적으로 PGA 투어와 LPGA 투어는 악천후에 대비해 월요일까지 경기를 이어가는 예비일 운영을 전제로 한다. 더욱이 대회 다음 날인 월요일 올랜도 지역 날씨는 기온이 10도 안팎까지 오르고 햇볕도 내리쬐어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번 대회는 지난 2년간 우승자 프로 골퍼 39명과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분야 셀러브리티 44명이 함께 참가하는 이색 포맷으로 치러친다. 프로 골퍼들은 우승자를 가리기 위한 정식 경쟁을 벌이고, 셀러브리티들은 별도 부문에서 경쟁한다. 대회가 취소 결정을 내린 이후 셀러브리티 부문에서는 9홀 경기로 우승자가 결정됐다.

이 같은 운영 방식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이견을 불러왔다. 2라운드 공동 선두였던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3라운드가 끝난 뒤 “월요일 경기를 하지 못해 아쉽다. 오늘보다는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니엘 강(미국)은 SNS를 통해 “PGA 투어는 54홀 축소를 최후의 수단으로 여기지만, LPGA 투어는 첫 번째 선택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포츠 셀러브리티 부문으로 참가한 LPGA의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은 대회를 끝까지 진행했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피력했다. 소렌스탐은 골프채널 취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왜 경기를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린에) 피치 마크(공이 떨어져 생긴 자국)도 생기고 있다. 내 말은, 오늘 내가 꽤 잘 맞은 샷들을 쳤는데 공이 (튀지 않고) 멈추기도 했다는 것이다. 정말 놀랍다. 날씨가 춥고 어렵긴 하지만, 경기 조건은 더할 나위 없이 공정하다. 나는 ‘계속 경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렌스탐의 발언은 경기 지속 가능 여부를 둘러싼 논쟁에 불을 지폈다. 코스 측이 플레이 가능 상태를 인정했고, 셀러브리티 부문 일정도 진행됐다는 점은 투어의 운영 결정이 단순한 기상 판단을 넘어 다른 고려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케슬러 커미셔너는 사과문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번 결정(54홀 축소 및 월요일 경기 취소)이 팬들에게 혼란과 실망을 안겨주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이 결정이 적절하지 못했음을 인정하며,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우리는 월요일 경기를 치를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 있지 않았다. LPGA 투어는 2020년 이후 월요일에 대회를 마친 적이 없으며, (운영팀은 물론) 선수들 또한 그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우리는 이러한 준비 부족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통감한다.”

그러나 ‘선수들이 준비돼 있지 않았다’는 해명은 리디아 고 등 실제로 경기를 원했던 선수들의 발언과 엇갈리며 논란을 더욱 키웠다.

이번 대회에서 양희영은 선두 코르다에 3타 뒤진 준우승으로 경기를 마쳤다. 코르다가 2라운드와 3라운드 사이에 7타의 스코어 차이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회가 72홀로 치러졌을 경우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상 악화 문제가 아니라 운영 철학과 투어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사례로 평가된다. 운영진이 권위와 팬 서비스를 얼마나 우선했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Leave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